[칼럼] “제 것만요” 소통의 부재는 리스크를 만든다
점원 : 주문하시겠어요?
고객 : 라떼 한잔하고 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
점원 : 어떻게 드릴까요?
고객 : 테이크아웃이요.
점원 : 핫으로 드릴까요? 아이스로 드릴까요?
고객 : 한잔만 아이스로 주세요.
점원 : 어떤걸 아이스로 드릴까요?
고객 : 제 것만요.
점원 : 고객님이 어떤건데요?
고객 : 커피요.
점원 : 둘 다 커피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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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보면 다들 비슷한 생각을 합니다.
"아니, 그냥 어떤 걸 아이스로 할지만 말하면 되잖아."
답답합니다.
그런데 어딘가 익숙합니다.
나도 저런 순간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점원의 입장을 한번 생각해봅니다.
점원은 고객의 머릿속을 볼 수 없습니다.
'제 것'이 무엇인지,
어떤 음료를 말하는 건지 알 방법이 없습니다.
고객은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점원은 아직 그 정보를 받지 못했을 뿐입니다.
카페에서는 이 정도로 끝납니다.
음료가 잘못 나옵니다.
다시 만들면 됩니다.
잠깐 답답하고, 잠깐 웃고 넘어갑니다.
하지만 정보가 빠졌을 때의 결과가 늘 이렇게 가벼운 것은 아닙니다.
병원에 가면 전혀 다른 무게의 상황을 만납니다.

의사는 다양한 검사를 하고, 문진을 꼼꼼히 합니다.
환자가 "그냥 좀 아파요"라고만 말하면,
의사는 판단할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씩, 순서대로 묻습니다.
어디가 아프십니까.
언제부터 아프셨습니까.
어떻게 아프십니까. 찌르듯이, 쑤시듯이, 묵직하게.
이건 의사가 환자를 못 믿어서가 아닙니다.
정보가 없으면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소통의 부재는 단순한 불편이 아닙니다.
소통의 부재는 리스크를 만듭니다.
정보가 빠지거나, 순서 없이 뒤섞여 전달되면
그 자리를 추측이 채웁니다.
병원에서 추측이 채운 자리는
오진이 될 수도 있고,
잘못된 치료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정리해보면 원리는 하나입니다.
카페에서는 음료가 잘못 나옵니다.
병원에서는 진단과 치료가 잘못될 수 있습니다.
상황마다 무게는 다릅니다.
하지만 구조는 같습니다.
정보가 정확하게, 순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그 자리를 추측이 채웁니다.
그리고 추측은 언제나 리스크를 남깁니다.
AI에게도 똑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알아서 해주세요."
"멋있게 만들어주세요."
이렇게 말하면 AI도 추측으로 그 자리를 채웁니다.
결과가 어긋나도,
AI가 부족했던 게 아닙니다.
정보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좋은 소통은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가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정보를 순서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카페에서는 작은 리스크로 끝납니다.
병원에서는 큰 리스크가 됩니다.
AI와의 작업에서는 결과물의 리스크로 돌아옵니다.
무게는 다르지만, 원리는 하나입니다.
소통의 부재는 리스크를 만듭니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합니다.
배워서쌀먹이 함께합니다.
- 해당 이미지는 AI를 사용하여 생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