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가대표의 군면제, 마케터가 본 진짜 이유 (feat. 라이프ROI)

작성자 이상우 ·

우승의 감동보다 '군 면제'가 먼저 보였던 이유

이번 2026 아시안게임 축구 한일전에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땄습니다. 그런데 이후 인터뷰와 언론 보도는 우승의 감동보다 군 면제 에 초점이 맞춰졌고, 아쉽다는 의견과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이번에 새로나온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 코리아 2027」의 두 번째 키워드, 라이프 ROI(Life ROI) 가 떠올랐습니다.

라이프 ROI란?
시간과 노력을 쓸 때 "내 인생에 얼마나 이득이 되는가(가성비·효율)"를 극도로 계산하는 현상

라이프 ROI로 보면 보이는 두 가지 시선

선수들에게는
운동선수에게 가장 치명적인 경력 단절인 “군대“ 라고 하는 리스크를 없애고 몸값을 지킬 수 있는, 인생에서 가장 확실하고 큰 보상입니다.

대중에게는
애국심이나 스포츠의 낭만보다 선수 개인의 실리와 효율이 너무 투명하게 보여서 씁쓸함과 논란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명분보다 실리가 우선인 시대라는 점은 아쉽지만, 선수들의 현실이 이해되는 면도 있습니다.

문제는 보상이 아니라 '속마음을 드러내는 방식'

선수들이 군 면제로 얻는 가치를 대중이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다들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 속마음이 겉으로 드러나는 순간 입니다.

설날 세뱃돈에서 배우는 교훈

어르신께 세배를 드리고 세뱃돈을 받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받자마자 그 자리에서 봉투를 열고 돈을 센다면 어떨까요? 좋게 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라는 말은 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옳은 말이라고 해서 그 행동이 받아들여지는 건 아닙니다. 그 자리는 돈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세배를 드리고 덕담을 나누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가대표라는 자리는 국민의 응원과 세금, 즉 공공의 자원 위에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팬들이 그 무대에서 보고 싶은 것은 책임감, 스포츠맨십, 우승의 감동 이라는 공적 가치입니다.

병역 혜택은 결과에 따른 보상일 뿐입니다. 그것이 전면에 드러나는 순간은 세뱃돈 봉투를 열어 돈을 세는 장면과 같고, 팬들은 "내가 저 선수의 개인 재테크를 왜 응원했지?"라는 배신감을 느낍니다.

마케팅도 똑같습니다

마케팅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공급자 중심의 사고' 입니다. 내가 얼마를 벌었는지를 앞세우는 건 세뱃돈을 받자마자 돈을 세는 것과 같습니다.

숫자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투자자에게 "월 매출 1억"은 훌륭한 메시지입니다. 하수의 진짜 실수는 투자자에게 할 말을 고객에게 하는 것 입니다.

지금의 고객은 '팬'입니다

지금의 고객은 사고 끝나는 사람이 아닙니다. 후기를 쓰고 주변에 추천하며 브랜드를 함께 만들고(프로슈머), 성장을 응원하는 팬이 됩니다(팬덤).

이런 팬에게 "나 이만큼 벌었어요"는 자랑이지만, "여러분 덕분에 이만큼 컸습니다"는 보답입니다.

한 끗 차이 예시

같은 성과도 이렇게 달라집니다.

앞의 문장은 회사의 성적표 이고, 뒤의 문장은 함께 만든 변화 입니다. 팬은 성적표를 응원하지 않고, 함께 만드는 이야기를 응원합니다.

내 마케팅 문구 점검하기

마무리

소비자는 기업이 얼마를 벌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오직 "이 브랜드가 나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 만 봅니다. 세뱃돈의 기쁨은 숨길 필요가 없지만, 순서가 중요합니다. 가치를 먼저 건네고, 보상은 그 뒤에 따라오게 하세요.

상대에게 줄 수 있는 가치를 이야기할 때, 고객은 팬이 되어 그 브랜드에 머뭅니다. 이것이 바로 리:텐션(Re:tention) 전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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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같은 마음, 다른 순서

이번 글을 쓰며 한 인터뷰가 계속 마음에 남았습니다. 기자가 "경기가 끝난 후 라커룸에서 동료 선수들이 축하해 주던데요?"라고 묻자 선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금메달 못 따면 입대가 9일 남았었는데, 다른 선수들에게도 군대 면제가 중요한 대회였다. 제 개인적으로는 현실적으로 코앞에 있었던 대회였기 때문에 너무 간절했다. 군 입대가 동기부여가 되었다. 축하해 줘서 감사했다."

솔직한 답변이고, 그 간절함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다만 같은 마음을 순서만 바꿔서 이렇게 말했다면 어땠을까요?

"라커룸에서 동료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줘서 고마웠습니다. 하지만 이 축하는 저뿐만 아니라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는 모두에게 간절했고, 저 역시 입대를 앞두고 있어서 더 절실했습니다. 그 절실함이 우리 모두를 끝까지 뛰게 한 힘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얻은 기회를 헛되이 쓰지 않고, 더 훌륭한 선수가 되어 국민 여러분께 좋은 경기로 보답하겠습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마음은 같아도 순서가 다르면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달라집니다. 세배를 먼저 드리는 것, 그것이 이 글이 전하고 싶은 핵심입니다.

첨부된 이미지는 생성형 AI로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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